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양박사의 그림일기

저질체력 생초보 중등산화 길들이려 수락산을 다녀옴.

jaguar79 2011. 12. 11. 23:34

 

 요번에 새로 산 중등산화를 길들이러 가까운 수락산엘 다녀왔습니다

중등산화는 너무 딱딱해서 구입후 바로 장거리용으로 사용하는것보다는

먼저 몇번정도 가벼운 산행을 거쳐 자기발에 맞게 길들이고 사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맞는 말이긴 한데...문제는......

제가 산에 가는걸 힘들어하기 때문에 수락산정도도 이미 저한텐 장거리 산행가는것만큼이나 똑같단 얘기죠.

 

쉽게 말하자면 내 기준에..

수락산=백두산

용마산=한라산

언덕길=차마고도..티벳..입니다

ㅋㅋ

 

 

 

전 산에 올라가는게 너무 힘들어요

환자는 아니지만 무릎이 안좋아서 가급적 계단이나 오르막내리막을 조심해요

그래서 산에 올라가는건 제일 기피하는 일중에 하나이고

그래서 점점 산에 올라가는게 힘들어지는 중이죠.

 

그러니 오늘 산에 온건 정말 큰맘먹고 온거죠..ㅎ

그래도 요즘 용마산같이 작은 산에 약수터정도까지 꾸준히 올라다니고 하고 있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산 비브람창인데

마른바위에선 정말 잘 붙고 젖은 바위도 그리 미끄러짐이 없네요.

물론 주의하지 않으면 대번에 미끄러지긴 할겁니다.

하지만 우려했던 것만큼은 아니라 기분이 좋네요.

무늬가 거칠게 생긴게 무척 마음에 듭니다.ㅎㅎ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수락산은 산새도 이쁘고 초보들도 무난하게 오르는 가벼운 산행에 좋다고들 평하네요.

음~ 좋아요~ 이정도면 산을 힘들어하는 저라도 누워서 떡먹기로 오르겠죠~♪

 

 

 저기 산이 보이는군요.

 

 

 응? 완만해 보이진 않네?

그래도 무난하다고 했으니...히히...

 

 

 올라가는길에 까마귀가 유난히 많이 눈에 띄네요

.

.

.

이것이....복선일 줄이야...ㅠㅠ

 

 

 

 

 

 여튼 처음엔 신나서 이것저것 찍으며 휘파람도 불면서 올라갔죠

 

 

 길도 평탄하고 좋고~ 오후 1시쯤 출발하는거라 사람도 없고 너무 좋네요.

붐비는 산은 산같은 느낌이 안나요

제기준에 산은 조용한게 좋아요.^^

 

 

 시작점은 장암역쪽입니다.

이곳으로해서 수락산역으로 내려올겁니다.

한 3시간걸린다니까 오후 4시 쫌 넘으면 내려오겠죠

 

 

 

 아직까지는 여유로워요

가끔 올려다보며 셔터를 누릅니다.

근데 이상하게 예상했던것보다 정상이 멀리있어요....!!?

 

 

이제 본격적으로 오르막길이네요

근데 이상해요...점점 길이 가파라져요.

많이.....;;;

 

헉헉....

 

 

 어라!?

밧줄이 나왔어요?

밧줄이 나왔다는것 붙잡고 올라가란 이야기에요.

붙잡고 올라가란 이야기는 정상적으로 서있을수 없을정도로 산이 가파르니

혹시 떨어져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꼭 붙들고 있으란 말이에요.

지금 저한텐 그렇게 들려요.;;

 

 

 헉헉...힘은 들지만

내려오시던 아저씨에 손에 들린 빈 페트병을 보고 쓰레기줏어오시냐고

수고하신다는 인사도 건네고

아직은 그래도 목구녕으로 사람말이 나와요.

헉헉...;;

 

 

으허헝...ㅠㅠ

광각이 아니라 경사도가 안느껴지실텐데

여기 한 80도는 되는거 같아요.ㅠㅠ(물론 저질체력인 제가 생각하기에..ㅋㅋ)

 

인터넷에 써있던 말은 다 개뻥이었어요.

무난하다니!!

이게 무난하다니..!!!ㅜㅜ

 

당장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켜고 '무난한 수락산등반'을 추천한 블로거를 찾아서

거칠은 언어로 지금 나의 힘든 심정을 표현해주고 싶은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낼힘도 없어요...;

으허헉...헉헉헉헉...헐떡헐떡....

 

 

 

 게다가 이부근부터는 사진도 못찍었음!

다리는 후들거리고

산소는 혼자 다 빨아들일 기세로 씩씩 몰아쉬며 숨쉬고..ㅋ

땀과 눈물 콧물이 뒤범벅이 되서 흐르고

한손은 지팡이잡고 한손은 가스에 매단 카메라가 바위에 부딫힐까 감싸쥐고

또한손은 밧줄잡아야 하는데 손이 모자라네..!?

카메라를 포기하고 밧줄잡고 지팡이는 발에 걸리고 카메라는 바위에 팅팅 부딪히고..ㅠㅠ

 

아마 이사진은 그와중에 지혼자 찍힌거 같음...ㅎㅎㅎ

찍은 기억이 안남..ㅜㅜ;;;

 

 

 여튼 이미 무난한 산행은 개나줘버린지 오래전이고~

해가 떨어지건 말건 정상을 밟아보자는 오기로 한발한발 내딛어

드디어 정상엘 오르게 되었습니다..!!^^v

 

 

 

 기념사진이라도 찍을까했는데...

이미 내 형체는 사람의 몰골이 아니었기에..........""ㅠ,.ㅠ;;

 

 

날씨가 안좋은 관계로 많은 사진은 접어야 했지만

그 어떤 청명한 하늘을 보는것보다 기분이 더 좋네요^ㅡ^

 

무엇보다 무릎이 그리 아프지 않았거든요.

이렇게 꾸준히 다니다보면 무릎이 좀더 튼튼해 지겠죠~ㅎ

 

 

이쪽이 내려가야할 수락산방향인가보네요.

 

 

 

 꽤나 멀고 험해 보입니다.....

아효 오늘 고생길 제대로 열렸네요.

그래도 여까지 올라온 의지면 내려가는거야 뭐..ㅎ

 

 

 

다시 내려가기전에 체력보충을 위해

준비해온 샌드위치로 요기를 합니다.

 

 

그 어느 카페에서 먹는 샌드위치보다 훨씬더 맛있고 황홀하네요.ㅎㅎ

 

 

 

 벌써 3시반.

해가일찍 지는 겨울철이라 지체할 시간이 없네요~

그럼 이쯤에서 저질체력초보의 수락산 등반기를 마칩니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온 길보다 훨씬 더 다이나믹하고 신나고 소름끼치는 구간이라

도저히 카메라를 꺼낼 정신이 없었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