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양기사의 여행일기

설매재에서의 조금은 특별한 조우.

jaguar79 2013. 3. 6. 16:12

 













설매재 위 조금은 특별한 조우.
















누군가는 그것을 '지독한 혹한'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자처하는 고생'이라 말한다.








………











새해첫날.


 

이곳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곳

설매재.


옛날 눈이 많이 내린겨울날 눈속에서 매화꽃이 피었다하여 설매재라 불리우게 된 이곳.

그 이름 탓인가.

겨울만되면 여느 유명한 산들보다도 더 이곳이 생각나 찾게된다.

마치 그 옛날 그 누군가가 보았다는 진분홍의 격조높은 자태를 드리운 고귀한 꽃잎과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고서 말이다.











우연히 그 고귀한 매화잎과 마주치게 된다면

나역시 내색하다 한껏 도취된 미소 참으며 그 짧은생명 다할새라 연신 카메라셔터를 눌러대겠지만...




하지만 오늘은 그럴새 없다.

빨리 밤을 맞을 준비를 해야한다.

오늘밤 만날 특별한 누군가를 기다리기 때문이다…..^ㅡ^


혹시나 만날수 있을까하는 설레임을 안고 말이다.

 














 

오늘밤 나를 지켜줄 든든한 친구 오리온텐트.


마치 고래의등줄기를 연상시키는 저 엣지라인이 칼같이 불어오는 설매재의 거친바람도 한번에 갈라버릴것같은 포스가 느껴진다.



오늘은 너에게 거는 기대가 정말 크다.

믿을 거라곤 오리온텐트 그리고 700그램짜리 침낭하나뿐이기 때문이다.

크흐흐…오늘 영하 15도이하라는데 700그램짜리 침낭이라니…

나도 참 제정신은 아닌거같다.


 

 











 

하지만 궁금했던게 있었다..

지금 가져온 700그램짜리 침낭은 COMPORT RATE가 남성기준 -12도이다.

그렇다면 영하12도의  COMPORT함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또 어느 온도부터 추위를 느끼고 그 느껴지는 추위의 정도는 어느정도일까.

막 요런 변태같은 궁금증들이 꾸물꾸물 피어올라 도저히 참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일새벽 예상온도 영하 15도…

아주 실험하기 좋은 날씨라 700그램짜리 침낭을 챙겨본것이다.


과연 어떻게 될것이냐.

아무 문제없이 잘 잘수 있을까.

아….아니 살아는 있을수 있을까……ㅜㅜㅋㅋ


 

 

 










 

 

 

 

주위를 둘러보며 텐트가 자리잡은곳을 바라본다.


땅이 너무 얼어있어서 팩다운을 하지 못한게 못내 불안했지만

사실 팩다운하지않고 어느정도에 바람까지 버틸수 있는지 없는지도 궁금하긴했다….ㅋ


실제로 텐트설치하고 짐을 들여놓기도 전에 강한바람에 텐트가 한번 언덕아래로 날라갔었다…ㅜㅜ

잃어버릴까봐 들개처럼 헐레벌떡 침흘리며 뛰어가서 잡아왔다능….ㅋㅋㅋ

하여간 이곳은 무쟈게~~바람이 심한곳.



 

 












뉘엇뉘엇 기울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설매재위에 작은 카페를 차려놓는다.

하얀조명을 노란 불빛으로 바꿔주니 더욱 낭만이 더해간다.




지금 온도가 영하4도네…'컴포트'하다 ㅎㅎ

조명은 조금씩 어두워지는데

한기는 빠르게 더해감을 느낀다.



발끝부터 등자락 그리고 머리속까지 차례차례...

 

 

 

 





















 

 

 

와인빛으로 물들어가는 노을에 취해 넋놓고 있다가

어익후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지!..

허둥지둥 삼각대와 카메라를 챙겨 자리를 나선다.

 

 

 

 

 

 






















 

 

 

저멀리 도시에도 하나둘씩 별이 켜지면

 

나역시 땅위에 불을 끄고 하늘위에 불을 켠다.

 

 

 

 

 

 

 

 













 

우와…나타났다..!!

사냥꾼과 큰개.^^

 

가운데 별자리는 활을들고 있는 사냥꾼

오리온자리.

그리고 그옆에 하나의 밝은 별은 큰개자리의

시리우스A.^^

 

 

 

 

 













 

 



그리고 지상에도 오리온텐트와 시리우스텐트.

 

푸하하!!

 

새해첫날.

이 특별한 인연을 만들어주기위해 낮부터 양기사는 그렇게 들개처럼 뛰어댕겼나보다..^~^




 

하늘위에 별과 땅위에 별.

이 둘이 마주하는 모습을 보고싶었다.

새해첫소원치고는 너무 소박했던걸까?

이렇게 쉽게 이루어질 줄이야.



^ㅡ^v







 

 

 










 


눈뜬아침 벌써 해가 떠있다.

밤새 몇도까지 떨어졌을까?….온도계를 확인하니 영하 16도를 가리키고 있다.


아직 정신은 없음에도 기록정신이랄까? 추워도 나가서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과

밤새 몸을 묻고잠든 700그램짜리 침낭이 무척이나 따듯했다는 느낌을 기억해두려 애썼다.


그랬다 영하 16도이상 떨어졌을거라 짐작해본다면 적정온도 -12도의 700그램짜리 침낭은 기대이상의 보온성을 가지고 있었다.(공인된 기관에서 측정된 권장온도일 경우)

동계에는 무조건 1500그램 짜리 침낭을 진리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보단 내 성향에 맞는 장비가 무엇인지 알아가는게 중요하다고 느낀순간이었다.


이부분은 나중에 침낭리뷰를 쓰게되면 좀더 자세히 다루도록 해야겠다.^^



 

 

 









 

 






끝으로..



누군가는 그것을 '지독한 혹한'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자처하는 고생'이라 말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살아있는 축복'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완벽한 낙원'이라 말한다.











난 오늘도 나만의 낙원을 만들기위해 길을 떠날 준비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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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협찬: 엑스패드.

장소협찬: 설매재자연휴양림.

사진/글:재규어

동영상: 훌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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