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양박사의 그림일기

소양5교 상고대

jaguar79 2011. 1. 23. 18:08

새벽 4시반.

자동으로 눈이 떠진다.

 

아직까진 나에게 열정이란 것이 남아있나보다.

아니면 새로운 열정이 생긴것이거나...

 

열정이란 모두 소진되고 나면 사라지는 것인줄 알았는데

몸속 어딘가에 숨어있다가 사라졌겠거니 하면 슬그머니 기어나오는 헤르페스같은... '잠복성바이러스'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현관문을 열고 집밖으로 나서니 눈발이 제법 시게 날린다.

내안에 겁쟁이 양기사와 무대뽀양기사가 문고리를 붙잡고 서로 싸운다.

눈도 많이 오는데 어딜가?위험해!그냥 집에서 tv나보란말야.

눈이 오니 오히려 좋지아니한가? 넌 운전잘하자나 조심히 운전해~아무일 없을거야!

 

훗...오늘은 고민할것도 없이 무대뽀가 이겼어.

그리고 앞으로도 무대뽀가 이기는 날이 많아 질거야.

 

엔진열이 오르고 춘천가는 고속도로에 차를 올린다.

 

 

 

 

 

 

 

 

 

 

 

 

 

인생을 살며 한번에 모든걸 얻을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해 본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가끔은 한번에 얻을수 있다면 편할순 있겠지만 재미는 더럽게 없는 삶이 될거야...라고.

 

 

 

 

예전에 난 참성격이 급한편이었다.

얻고자 하는것이 있다면 뭐든 말이 나오는 순간 빨리 내손에 쥐어져야 직성이 풀리곤 했다.

 

 

 

 

 

만약 오늘 한번에 방문으로 이쁘게 핀 상고대를 볼수 있었다면 나는 무엇을 얻었을까?

 

 

 

 

 

 

 

이쁜 상고대 사진한장과 뿌듯한 마음과 그한편에 자리잡은 허탈한 기분...그리고 한페이지 늘어난 블로그 정도였겠지...

 

 

 

 

 

 

하지만 오늘,

만족할만한 사진을 얻지 못함으로 인해 얻은건

또다른 새로운 기다림과 기회, 그리고 '설레임' 것이다.

 

 

 

 

 

 

 

 

오늘 만난 내 옆에 처음보는 어떤이는 얻고 싶은걸 못얻었다고 허무하다 투덜대고,

어떤이는 아직 내것이 아닌거라고 좀더 가지고 있으라고 다시 만나면 그때 달라고 초연히 웃는 모습을 보였다.

 

 

 

 

 

 

 

올한해는 나에게도 후자의 느긋하고 초연한 마음이 더욱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거창하진 않지만 연초에 마음먹었던 작은 희망들을 느긋히 기다리며 하나하나 내것으로 만드는 재미...

 

 

훗....그런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언제나 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는 춘천이라는 곳에서...

 

할일없는 한량이...ㅎ